BMI란 무엇인가
200년 역사의 지표, 그 시작점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는 벨기에의 수학자이자 통계학자인 아돌프 케틀레(Adolphe Quetelet)가 1832년에 제안한 통계적 도구에서 출발합니다. 케틀레는 인체 측정학(anthropometry) 분야의 선구자로, 인구 집단 내에서 체중과 신장의 관계를 정량화하기 위해 이 공식을 고안했습니다. 그가 관찰한 핵심 규칙성은 "정상 성인의 체중은 신장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케틀레 지수(Quetelet Index)라고 불리던 이 수치는 1972년 미국의 생리학자 앤셀 키스(Ancel Keys)가 Journal of Chronic Diseases에 발표한 논문에서 "Body Mass Index"라는 이름으로 재정립되면서 오늘날의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키스는 당시 사용되던 여러 비만 지표를 비교한 끝에 BMI가 인구 집단 수준의 역학 연구에 가장 실용적인 도구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계산 공식
BMI의 계산은 단순합니다.
BMI = 체중(kg) ÷ 신장(m)²
예를 들어 키 175cm, 체중 72kg인 사람의 BMI는 다음과 같습니다.
`72 ÷ (1.75)² = 72 ÷ 3.0625 ≈ 23.5`
WHO 국제 기준 분류표
세계보건기구(WHO)는 BMI를 아래와 같이 분류합니다.
| 분류 | BMI 범위 (kg/m²) | |---|---| | 저체중 | 18.5 미만 | | 정상 체중 | 18.5 – 24.9 | | 과체중 (전비만) | 25.0 – 29.9 | | 비만 1단계 | 30.0 – 34.9 | | 비만 2단계 | 35.0 – 39.9 | | 비만 3단계 (고도비만) | 40.0 이상 |
아시아-태평양 기준이 다른 이유
2000년,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WPRO)와 국제비만특별위원회(IOTF)는 아시아·태평양 인구에 맞는 별도의 기준을 권고했습니다. 그 핵심은 과체중 기준을 25에서 23으로, 비만 기준을 30에서 25로 낮추는 것입니다.
| 분류 | 아시아-태평양 기준 (kg/m²) | |---|---| | 저체중 | 18.5 미만 | | 정상 체중 | 18.5 – 22.9 | | 과체중 (위험체중) | 23.0 – 24.9 | | 비만 1단계 | 25.0 – 29.9 | | 비만 2단계 | 30.0 이상 |
이 조정의 배경에는 명확한 역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동아시아인은 같은 BMI라도 서구인보다 체지방 비율이 3–5%포인트 높고, 내장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며, BMI 23–24 구간에서 이미 제2형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것이 다수의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 등이 현재 이 아시아-태평양 기준을 공식 비만 진단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BMI의 5가지 주요 한계
BMI는 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 수준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도구로는 본질적인 결함을 안고 있습니다.
1. 근육량과 지방을 구분하지 못한다
BMI 공식에는 체성분(body composition)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체중이라는 단일 숫자에 지방, 근육, 뼈, 수분이 모두 합산되기 때문에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실제로 건강함에도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입니다. 공식 기록 기준 신장 206cm, 체중 113kg인 그의 BMI는 약 27.5로 WHO 기준 "과체중"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시즌 중 공개된 체성분 데이터에 따르면 그의 체지방률은 약 6% 수준으로, 이는 일반 성인 남성 평균(18–24%)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이 극단적인 예시가 보여주듯, BMI만으로 개인의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심각한 오분류를 낳습니다.
이 문제는 엘리트 운동선수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는 일반인, 육체노동 종사자, 근육량이 자연적으로 많은 체형의 사람 모두 BMI 기반 판정에서 과대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2. 체지방 분포를 무시한다
같은 양의 체지방이라도 어디에 축적되느냐에 따라 건강 위험은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체지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 내장지방(visceral fat): 복강 내 장기 사이에 축적되는 지방.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과 강하게 연관됩니다.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2014)에 발표된 메타분석에 따르면 내장지방 면적이 100cm²를 초과하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2.5배 이상 증가합니다.
- 피하지방(subcutaneous fat): 피부 아래에 분포하는 지방. 상대적으로 대사적 위험이 낮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하체 피하지방이 오히려 보호적 역할을 한다는 결과도 보고됩니다.
BMI는 이 두 가지 지방의 비율과 분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BMI 24로 "정상"인 사람이 내장지방 과다로 대사 이상을 가질 수 있고(소위 마른 비만, metabolically obese normal weight), 반대로 BMI 28이지만 지방이 주로 피하에 분포하여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존재합니다.
3. 연령별 체성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
인체의 체성분은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합니다. 30대 이후부터 근육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체지방률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과정은 70대 이후 가속화됩니다. 이를 노인성 근감소(sarcopenia)라고 합니다.
그 결과 65세 이상 노인에서 BMI가 "정상" 범위(18.5–24.9)에 있더라도 실제로는 근육이 부족하고 체지방이 과다한 상태(근감소성 비만, sarcopenic obesity)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인 인구에서는 BMI 23–27 구간이 가장 낮은 사망률과 연관된다는 대규모 역학 연구가 다수 존재하여, 젊은 성인과 동일한 BMI 기준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4. 인종 및 민족별 체형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앞서 아시아-태평양 기준을 설명한 것처럼, 체지방률과 대사 위험은 인종에 따라 같은 BMI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 남아시아인: 같은 BMI에서 유럽인보다 체지방률이 높고, 인슐린 저항성이 더 일찍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 폴리네시아인·태평양 섬 주민: 골밀도와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BMI가 높게 측정되지만 체지방률은 예측치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럽계 미국인보다 같은 BMI 대비 골밀도가 높고 체지방이 적은 경향이 보고됩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임상 환경에서는 단일 BMI 기준표(또는 최대 2종)만을 사용하고 있어, 특정 인구 집단에서 과소 또는 과대 진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성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여성과 남성은 체지방의 양과 분포에서 생물학적 차이를 가집니다. 여성은 생식 기능과 호르몬 조절을 위해 필수 지방(essential fat)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로 필요합니다.
| 구분 | 남성 필수 지방률 | 여성 필수 지방률 | |---|---|---| | 최소 필수 지방 | 2–5% | 10–13% | | 건강 권장 범위 | 10–20% | 18–28% |
그러나 BMI는 성별에 따른 기준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같은 BMI 25라도 남성과 여성의 체지방률은 크게 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건강 위험 역시 다르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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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를 넘어서: 더 정확한 건강 지표들
BMI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지표가 활용됩니다. 각각의 특성과 기준값을 정리합니다.
허리둘레 (Waist Circumference)
허리둘레는 복부 비만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측정이 간편하면서도 심혈관 질환·대사증후군 위험과의 상관관계가 BMI보다 강합니다.
측정 방법: 숨을 편안하게 내쉰 상태에서, 갈비뼈 최하단과 골반 장골능(iliac crest) 사이의 중간 지점을 줄자로 수평 측정합니다.
위험 기준 (대한비만학회 / WHO 아시아-태평양 기준):
- 남성: 90cm 이상 — 복부 비만
- 여성: 85cm 이상 — 복부 비만
참고로 서구 기준(남성 102cm, 여성 88cm)과 아시아 기준이 다른 이유는, 아시아인이 같은 허리둘레에서도 더 높은 내장지방 축적과 대사 위험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허리-엉덩이 비율 (Waist-to-Hip Ratio, WHR)
WHR은 체지방의 분포 패턴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WHR = 허리둘레(cm) ÷ 엉덩이둘레(cm)
엉덩이둘레는 엉덩이의 가장 돌출된 부분에서 수평으로 측정합니다.
WHO 권고 위험 기준:
- 남성: WHR 0.90 초과 — 복부형 비만 위험 증가
- 여성: WHR 0.85 초과 — 복부형 비만 위험 증가
WHR이 높다는 것은 지방이 하체보다 복부에 집중되어 있음을 의미하며("사과형 체형"),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과 강하게 연관됩니다.
체지방률 (Body Fat Percentage)
체지방률은 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직접 측정하는 가장 직관적인 체성분 지표입니다. 측정 방법에 따라 정확도와 비용이 크게 다릅니다.
| 측정 방법 | 원리 | 오차 범위 | 비용/접근성 | |---|---|---|---| | BIA (생체전기 임피던스) | 미세 전류의 저항값으로 체수분·근육·지방 추정 | ±3–5% | 낮음 (가정용 체중계 탑재) | | DEXA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 | 두 가지 에너지의 X선 흡수 차이로 뼈·근육·지방 분리 | ±1–2% | 높음 (의료기관) | | 수중체중측정법 (Hydrostatic Weighing) | 아르키메데스 원리, 수중과 육상 체중 차이로 체밀도 산출 | ±1.5–2.5% | 높음 (전문 시설) | | 공기치환법 (BOD POD) | 밀폐 챔버 내 공기 부피 변화로 체밀도 산출 | ±2–3% | 중간 (연구/의료기관) |
가정에서 사용하는 BIA 방식 체성분 체중계는 측정 조건(수분 섭취량, 운동 직후 여부, 시간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변동할 수 있으므로, 매일 같은 조건(기상 직후, 공복, 배뇨 후)에서 측정하여 추세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장지방 면적 (Visceral Fat Area)
내장지방 면적은 복부 CT 스캔의 배꼽 높이 단면(L4–L5 추간판 수준)에서 내장지방의 단면적을 cm² 단위로 측정한 값입니다.
한국 기준:
- 100cm² 이상: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진단
- 대사증후군 고위험: 대한비만학회 가이드라인에서 100cm²를 주요 기준점으로 사용
CT가 가장 정확하지만 방사선 노출이 있어 정기적 측정에는 부적합합니다. 대안으로 MRI(방사선 없음, 고비용)나 DEXA의 내장지방 추정 기능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일부 고급 가정용 체성분 체중계에서도 내장지방 수준을 1–59 레벨로 추정하지만, 정밀도는 제한적입니다.
근감소증 지표: 골격근량지수 (SMI, Skeletal Muscle Mass Index)
고령화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표가 SMI입니다. 체성분 분석에서 측정된 사지 골격근량(ASM, Appendicular Skeletal Muscle Mass)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SMI = 사지 골격근량(kg) ÷ 신장(m)²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 기준 (AWGS 2019):
- 남성: SMI 7.0 kg/m² 미만
- 여성: SMI 5.4 kg/m² 미만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기능 저하, 사망률 증가와 연관되며, 특히 비만과 근감소증이 동시에 존재하는 근감소성 비만은 단독 비만이나 단독 근감소증보다 대사 질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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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서 건강 지표 활용하기
가정에서 측정 가능한 방법
전문 장비 없이도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이 있습니다.
줄자를 이용한 측정:
- 허리둘레: 배꼽 바로 위, 갈비뼈와 골반 사이 중간 지점에서 숨을 편안하게 내쉰 상태로 측정합니다. 줄자가 피부에 가볍게 닿되 살을 누르지 않도록 합니다.
- 엉덩이둘레: 엉덩이의 가장 돌출된 부분에서 수평으로 측정합니다.
- WHR 계산: 허리둘레 ÷ 엉덩이둘레로 간단히 산출합니다.
체성분 체중계 활용 시 유의사항:
-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조건(기상 후 공복, 배뇨 후)에서 측정합니다.
- 개별 측정값보다 2–4주간의 추세에 집중합니다.
- 운동 직후, 목욕 직후, 과음 다음날은 수분 변동이 커 결과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피합니다.
- BIA 방식의 한계를 인지하고, 절대값보다 변화 방향을 참고합니다.
BMI + 허리둘레 조합 평가법
단일 지표의 한계를 보완하는 가장 실용적인 접근법은 BMI와 허리둘레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영국 NICE 가이드라인과 대한비만학회 권고에서도 이 조합 평가를 권장합니다.
| BMI 범위 | 허리둘레 정상 | 허리둘레 위험 | |---|---|---| | 18.5–22.9 (정상) | 낮은 위험 | 주의 필요 | | 23.0–24.9 (과체중) | 약간 증가 | 중등도 위험 | | 25.0–29.9 (비만 1단계) | 중등도 위험 | 높은 위험 | | 30.0 이상 (비만 2단계+) | 높은 위험 | 매우 높은 위험 |
이 조합 평가는 "마른 비만"(BMI 정상이지만 허리둘레 위험)과 "근육형 과체중"(BMI 높지만 허리둘레 정상)을 구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정기 건강검진에서 확인할 항목
연 1회 건강검진에서 비만·대사 관련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계측: BMI, 허리둘레, 혈압
- 혈액 검사: 공복혈당, HbA1c(당화혈색소), 총콜레스테롤, LDL/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 간 기능: AST, ALT, GGT (비알코올 지방간 선별)
- 선택적 추가: 인슐린 저항성 평가(HOMA-IR), 체성분 분석(DEXA), 복부 CT(내장지방 면적)
특히 BMI가 정상이라도 허리둘레가 기준 이상이거나 혈액 검사에서 대사 이상 소견이 있다면, "정상 체중 대사 비만" 상태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문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
다음 상황에서는 내분비내과 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적극 권장합니다.
- BMI 30 이상 또는 BMI 25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 단기간 내 설명할 수 없는 체중 변화(3개월 내 5% 이상 증가 또는 감소)
- 체중 감량을 시도했으나 6개월 이상 효과가 없는 경우
- 섭식 장애 의심 증상(폭식, 구토, 극단적 식이 제한)
- 가족력에 비만·당뇨·심혈관 질환이 있고, 본인의 허리둘레가 위험 기준에 근접한 경우
- 65세 이상으로 근력 저하, 보행 속도 감소 등 근감소증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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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waysCorp BMI 계산기 활용 팁
BMI는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BMI 계산기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는 첫 번째 스크리닝 도구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내가 대략 어느 범위에 있는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측정과 관리 계획을 세우는 출발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BMI 수치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다음 질문을 함께 던져보세요.
- 내 허리둘레는 기준 이내인가?
- 최근 6개월간 체중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가?
-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고 있는가?
-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 범위인가?
추세 변화 추적의 중요성
건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일 시점의 수치가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화 추세입니다.
- 매주 같은 조건에서 체중을 측정하고 기록합니다.
- 월 1회 허리둘레를 측정하여 기록합니다.
- 체성분 체중계가 있다면 체지방률과 골격근량의 변화를 함께 추적합니다.
- 4주 단위로 평균값을 비교하면 일시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AlwaysCorp BMI 계산기에서 제공하는 결과를 주기적으로 기록하고, 허리둘레 등 보완 지표와 함께 모니터링하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 있는 건강 관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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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와 사망률의 J자 곡선
비만 패러독스(Obesity Paradox)
BMI와 사망률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단순한 직선이 아닌 J자(또는 U자) 곡선이 나타납니다. 즉, BMI가 너무 낮아도, 너무 높아도 사망 위험이 증가하며, 중간 구간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습니다. 이 현상은 특히 고령자와 특정 만성질환자에서 뚜렷하게 관찰되며, "비만 패러독스(obesity paradox)"라 불립니다.
Lancet 2016 메타분석 — 1,080만 명의 데이터
2016년 The Lancet에 발표된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BMI-사망률 연구(The Global BMI Mortality Collaboration)는 239개 전향적 코호트 연구, 4개 대륙, 총 1,080만 명의 참가자 데이터를 메타분석했습니다.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망률이 가장 낮은 BMI 구간: 20.0~25.0 kg/m² (비흡연자, 기존 질환 없는 건강한 성인 기준)
- BMI 22.5~25.0: 이 구간이 사망 위험의 최저점(nadir)에 해당
- BMI 25 이상: BMI가 5 단위 증가할 때마다 전체 사망 위험이 약 31% 증가
- BMI 18.5 미만: 저체중 구간에서도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
이 연구의 핵심 메시지는 "약간의 과체중은 괜찮다"는 통념이 건강한 비흡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부 이전 연구에서 과체중(BMI 25~30) 구간의 사망률이 낮게 나온 것은, 흡연자와 기존 질환자를 포함했기 때문에 발생한 교란 변수(confounding)의 영향이었습니다.
저체중이 과체중보다 위험할 수 있는 이유
J자 곡선에서 주목할 점은 BMI 18.5 미만의 저체중 구간이 BMI 25~30의 과체중 구간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저체중이 높은 사망 위험과 연관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감소(sarcopenia): 체중이 낮은 사람은 근육량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 낙상·골절 위험이 증가합니다.
- 영양 결핍: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 질환의 결과로서의 저체중: 암, 만성 폐질환, 섭식 장애 등이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경우, 저체중은 원인이 아닌 결과일 수 있습니다(역인과 편향).
- 생리적 예비력 감소: BMI가 낮은 사람은 급성 질환(폐렴, 패혈증 등)이 발생했을 때 에너지 예비력이 부족하여 회복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BMI 23~27 구간이 가장 낮은 사망률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다수 존재합니다. 노인에게 젊은 성인과 동일한 BMI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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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BMI 해석법
BMI는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의 성장 상태를 평가하는 데에도 사용되지만, 해석 방법이 성인과 완전히 다릅니다. 부모가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성인 기준을 적용하면 안 되는가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장 과정에서 체지방률이 자연스럽게 변동합니다. 영유아기에는 체지방이 높고, 아동기에 감소했다가, 사춘기에 다시 증가하는 체지방 반동(adiposity rebound) 현상이 정상적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남아와 여아의 체성분 변화 패턴이 다릅니다. 따라서 성인처럼 고정된 BMI 수치(예: 25 이상이면 과체중)를 적용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비만으로 오진하거나, 반대로 실제 비만을 놓칠 수 있습니다.
성장곡선 백분위수 기준
어린이·청소년의 BMI는 동일 성별·동일 연령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 위치(백분위수, percentile)로 해석합니다.
| 백분위수 | 분류 | |---|---| | 5 미만 | 저체중 | | 5 ~ 84 | 정상 체중 | | 85 ~ 94 | 과체중 | | 95 이상 | 비만 |
예를 들어, 10세 남아의 BMI가 21이라면 성인 기준으로는 정상이지만, 10세 남아의 성장곡선에서는 95 백분위수 이상(비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BMI 21이 16세 남아에게는 50 백분위수(정상)일 수 있습니다.
한국 성장곡선
한국에서는 질병관리청(KDCA)이 발표하는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표준으로 사용합니다. 이 도표는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실제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성별·연령별 BMI 백분위수를 제공합니다.
- 과체중: 성별·연령별 BMI 85 백분위수 이상 ~ 95 백분위수 미만
- 비만: 성별·연령별 BMI 95 백분위수 이상 또는 성인 기준 BMI 25 이상 중 낮은 값
- 고도비만: 성별·연령별 BMI 99 백분위수 이상 또는 성인 기준 BMI 30 이상
부모를 위한 실용 가이드
- 정기적 성장 모니터링: 소아청소년과에서 연 1~2회 BMI 백분위수를 확인하세요. 단일 수치보다 시간에 따른 백분위수 추이(올라가고 있는지, 안정적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 BMI 백분위수가 급격히 변한다면: 2~3개월 사이에 백분위수가 크게 뛰었다면(예: 50에서 85로) 식습관, 운동량, 정서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세요.
- 아이 앞에서 체중을 문제시하지 마세요: 어린이에게 체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면 섭식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강한 몸 만들기"라는 긍정적 프레이밍이 중요합니다.
- 가족 단위의 생활 습관 개선: 아이에게만 식이 제한을 시키는 것보다, 가족 모두가 함께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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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Quetelet, A. (1832). Recherches sur le poids de l'homme aux différents âges. Nouveaux Mémoires de l'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et Belles-Lettres de Bruxelles.
- Keys, A., Fidanza, F., Karvonen, M. J., Kimura, N., & Taylor, H. L. (1972). Indices of relative weight and obesity. Journal of Chronic Diseases, 25(6-7), 32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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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CE. (2014). Obesity: Identification, assessment and management (Clinical guideline CG189).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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